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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먹으면 삶에 낙이 있어?

kyrof 2024. 11. 10. 21:18


2024년 6월 말.

나의 식단은 진화를 거듭해 위의 사진처럼 되었다.

야채 듬뿍, 양파, 닭가슴살, 잡곡밥, 호두, 콩물, 발사믹.

이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을 공유해 줬더니

대번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.

"너 술도 안 먹고 커피도 안 마시고 밀가루도 안 먹고

그렇게 먹으면 대체 무슨 낙으로 사냐?"

"너 무슨 스님 될라고 그러냐?"

입장 바꿔 생각해 봐도 그런 생각이 들 것 같긴 하다.

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, 단지 결심 한 번에

이렇게 극단적으로 식단을 바꾸다니.


그런 와중에 놀랍게도

나는 이 식단이 '맛있어서' 먹는 것이었다.

내가 직접 기른 상추더미에

시큼한 발사믹 드레싱을 더해 먹을 때

입에서 불꽃놀이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.

조금 심심하면 닭가슴살 한 입 물어주고.

조금 심심하면 양파 한 조각 물어주고.

그리고 저 식단은 아침 식단이다.

저녁 식단은 일반식처럼 차려 먹었다.


그래도 면나발을 불던 사람이 어떻게 면을 딱 끊을 수 있었냐고 하면

대체재를 엄청 찾았었다.

그렇게 찾은 대체재가

현미 소면, 쌀 소면, 두부면, 두유면, 꼬시래기였다.

두유면을 사서 먹어봤는데

별도의 가열도 필요 없고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함이 좋았다.

맛은 두부보다는 밍밍한 맛이었지만

채소와 냉면육수랑 먹으면 그런대로 먹을만했다.

면의 질감은 약간 뻣뻣했는데 그래서 샐러드랑 궁합이 맞는 것 같았다.



낙이 별거 있나.

매일매일 똑같은 삶을 지루하게 이어가는 것보다

하루하루 새로운 도전을 하며 개선해 가는 것이

낙이지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