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4년 6월 말. 나의 식단은 진화를 거듭해 위의 사진처럼 되었다. 야채 듬뿍, 양파, 닭가슴살, 잡곡밥, 호두, 콩물, 발사믹. 이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을 공유해 줬더니 대번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. "너 술도 안 먹고 커피도 안 마시고 밀가루도 안 먹고 그렇게 먹으면 대체 무슨 낙으로 사냐?" "너 무슨 스님 될라고 그러냐?" 입장 바꿔 생각해 봐도 그런 생각이 들 것 같긴 하다.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, 단지 결심 한 번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식단을 바꾸다니. 그런 와중에 놀랍게도 나는 이 식단이 '맛있어서' 먹는 것이었다. 내가 직접 기른 상추더미에 시큼한 발사믹 드레싱을 더해 먹을 때 입에서 불꽃놀이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. 조금 심심하면 닭가슴살 한 입 물어주고. 조금 심심하면 양파 한 조..